노신(魯迅 : 루쉰)의 아큐정전 줄거리
짧지만 열정있는 문학인생을 통해 노신이 전하고자 했던 것은 전통적인 도적과 관습의 범주를 벗어나고 봉건 사고의 나태함을 일깨워 나태하게 전락하고 있는 국가의 혼을 깨우려 했던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마치 빗장 풀린 집으로 맹수다 들이 닥쳐도 깨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잡들어 있는 주인의 뺨을 호되게 내려치듯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루쉰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아마도 중국은 갈가리 찢어져 서구열강을 비롯한 일본, 러시아에 지배당하는 속국으로 전락해 지금의 중국대륙이라는 큰 나라는 찾아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이런 비슷한 시기의 우리나라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하의 굴욕을 겪은 것을 본다면 그 후에 있었던 중국의 이데올로기의 지배여부를 떠나,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출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뇌이게 하고 있습니다. 루쉰의 민중계몽을 위한 의지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아큐정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큐정전 줄거리
노신은 분노와 조롱을 섞어 아큐라는 농촌의 날품팔이를 등장시키면서 나태하고 허세에 찬 당시의 중국을 의인화한 후 적나라하게 발가벗겨 놓고 있는 것이죠, 아큐는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무지몽매한 인물이었지만 자존심만은 누구보다 강한 자기합리화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큐는 동네 유지인 노인에게는 굽실거리면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만 같은 처지의 날품팔이인 샤오디와 젊은 여승은 괴롭히는 전반적으로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자에게 강한 그런 야비한 사람의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깡패들에게 얻어 터지면서 자신을 벌레라고 외쳐야만 하는 비참한 상황에서도 돌아서면 자신을 천하게 여기는 데에 일인자라고 자랑스러워 하기 까지 합니다. 그런 자신의 처지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비웃기라도 하면 "예전에 잘 나가던 시절"일 생각하면서 사람들을 더욱 하찮게 여기고는 합니다.
15세기 부터 시작된 서구의 자본주의가 교활하게 무장하고 중국을 넘볼때에도 무지몽매한 구시대의 사고방식에 젖어 세상의 중심이라는 오만한 자세로 일관하던 청나라 조정의 모습을 대변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편전쟁 이후 역사에 유래가 없는 굴욕적 불평등 조약인 난징조약을 맺고, 청.일전쟁에서 패하여 다시금 굴욕을 당하고도 보수적 전통을 고집하면서 본질적 개혁을 원하는 시도는 시력으로 다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당사의 시대적 역사는 다시 아큐정전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어느날, 그의 일상으로 혁명의 바람이 다가옵니다. 사람들이 혁명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는 모습을 보고 그는 아무런 혁명적 의지도 없이 혁명당원을 자처하며 떠벌입니다. 그러던 중 밤길을 가던 아큐는 혁명당원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이 동네 유지의 살림살이를 약탈하는 모습을 보게되고, 다음날 아침에 아큐는 영문도 모른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끌려 갑니다.
전날 밤에 벌어진 범행의 범죄자로 잡혀간 것이죠,, 하지만 아큐는 다시 쉽게 체념해 버립니다.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 일이라며 마지막까지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하찮은 도둑의 신세로 어이없게 총살을 맞는 그의 마지막 모습은 신해혁명을 주도했던 세력의 결말과 중첩됩니다.
산해혁명으로 일말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루쉰은 다시 구시대로 복귀시키려 했던 원세개의 이기적인 야욕과 그 아래 희생되었던 혁명세력의 의지박약을 조롱한 것이죠,
국권이 침탈당하고 국민이 잔혹하게 죽어가는 상황에도 과거의 화려한 환상과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일관하던 권력과 정신 차리지 못하는 국민을 향해 분노와 꾸짖음으로 창피할 정도로 비참한 질타를 토해 깨우침을 주기 위한 노신의 아큐정전과 같은 작품들은 결국 5.4혁명을 시작으로 원했던 정신의 혁명이 완성되면서 기록되어 있습니다.